오늘 가야할 곳, 9개
아침 7시쯤 일어나 오늘의 여행을 시작했다. 일본에 오고나서 부터 맑은 날은 보기 어려웠다. 약간은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해가 뜨지 않아 좋다면 좋은 날씨다. 교토의 관광지를 지도를 기준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반원을 반시계 방향으로 다니기로 결정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헤이안 신궁
숙소 근처에 있는 헤이안 신궁으로 향했다. 특별하게 관광 포인트는 아니지만 궁전 주변에 조경과 정원이 괜찮다고 한 것 같아 방문해보았다. 입장권은 대충 500엔 정도였던 것 같다. 오전 8시쯤이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한산하고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신국을 바라보고 왼쪽에서 입장해 궁전 뒤쪽 정원을 둘러보고 오른쪽으로 나오는 구조다. 안에는 적당한 느낌으로 정원이 꾸며져 있었고, 과거 도심을 다녔던 경전철같은 기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 외 정갈한 연못과 연꽃, 그리고 돌길이 나있는 정원이다. 길따라 가다보면 좀 더 큰 연못과, 연못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건축물이 잘 들어서 있다. 이 쪽 주변에 방문할 일이 있거나, 교토에 여유롭게 여행왔다면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한 숨 돌릴 수 있고 풀냄새와 그 차분함은 이 장소를 느긋하게 감상하기 좋았다.
생각보다 좋아, 난젠지
헤이안 신궁에서 빠져나와 난젠지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동네가 도로도 좁고 걷는 사람, 다니는 차도 거의 없어서 주변에 있는 작은 건물들 구경하면서 고요하게 걸어갔다. 가는길에 교토시 동물원도 지나갔는데, 8,000원 정도의 입장료로 저렴하다. 크게 관심이 없어 그대로 통과했다.
난젠지에 방문하려 했던 이유는 검게 그을리게 탄 이 사찰의 정문의 모습과 붉은 벽돌로 지어진 수로각이 유명하다고 해서 온 김에 보고자했다. 로마풍으로 만들어진 수로각이라던데, 사진과 다르게 직접 보면 더 이쁠 것 같았다. 실제로 와보니, 난젠지 정문은 생각보다 크고 더 검었다. 손이 닿는 기둥은 색이 벗겨져 나무의 색이 드러났지만 이질적으로 문의 모습은 검고 검었다. 입구를 지나 돌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난젠지 본 사찰이 보이고, 사찰 내 천장화가 용 그림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 규모나 느낌은 크게 동요되진 않았다.
본당의 오른쪽에는 수로각이 보였고, 붉은색 벽돌이 무색하게 산 아래쪽의 그 습기와 세월로 인해 다소 색이 바래져있었다. 크지도 또 작지도 않은 수로각은 사진촬영하기엔 좋은 장소로 보인다. 적당히 사진찍고서 주변을 거닐다가 건물내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어 들어갔다. 신발을 벗고 예전 일본의 건축물을 걸어다니면서 잘 관리된 조경과 생활공간을 구경할 수 있었다. 느낌상으로, 이 곳은 사찰 승려분들이 지내는 곳이 아닌 귀족 집안 사람들이 쉬거나 생활하는 장소로 보일 정도로 긴 복도와 정갈함이 속속 숨어있었다. 수로각과 검정 문만을 기대하고 왔던 이곳은 첫 생각과 다르게, 이 곳 실내를 구경할 수 있는 부분이 더 좋았다.
은각사 (지쇼지)
난젠지에서 조금 걸어올라가면 살짝 언덕이 있는 길목이 나온다. 이 곳 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은각사 앞쪽까지 갈 수 있었다. 다만 그 버스의 배차간격이 길어, 길바닥에서 한 백인 관광객과 둘이서 15분 정도 기다렸다. 버스에서 내려 은각사로 올라가는 길은 역시나 좁은 골목길이 앞에 있었다. 다만 은각사는 교토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비교적 많이 보였다.
은각사는 헤이안 신궁의 정원과 비슷한 느낌으로 잘 정돈된 정원과 꾸밈없는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차분하게 주변을 둘러보면서 드는 생각은 세월을 잘 받아 자라온 자연과 함께 녹아있는 듯한 장소였다. 산에서 흘러나오는 깨끗한 물로 차를 타먹는다는 장소도 있고 적당한 높이의 장소덕에 이 쪽 동네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언덕을 걸어 올라가야 해서 조금 힘이 들지만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하기 좋다.
맛있는 점심, 하나마키야
버스를 타고 금각사 앞쪽 거리에서 내리고 보니, 대충 오후 12시였다.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구글 지도를 열어보니, 소바 전문점이 눈에 들어와 바로 이동했다. 하나마키야, 벛꽃이 붙어 있는 간판에 적당한 일본식 건물이 느낌 좋았다. 대기손님이 있어 10분 정도 기다렸다. 입장 후에는 소바 맛집이니 소바와 튀김 세트를 주문하고 맥주를 시키려다가 작은 광고판넬에서 본 교토에서만 파는 병맥주 하나를 주문했다. 소바가 나오기 전에 맥주 먼저 먹었는데, 정말 여태 마셨던 라거 맥주중에 TOP3에 들어갈 만큼 맛있었다. 다음에 교토에서 이 맥주를 파는 곳이 있다면 무조건 또 마실거다. 이 후 나온 소바와 튀김은 적당하게 맛이 좋았다.
맛있는 냉커피와 담배, 하나후사 커피
일본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지 못하고, 적당한 흡연장소도 없기 때문에 필 수 있을 때 적당한 장소를 찾아 펴야 했다. 그래서 식당에서 가까운 흡연카페를 찾아갔다. 담배가 중요했지 커피는 중요하지 않았기에 적당하게 이름 조금 다른 아이스 커피 한잔 주문하고 담배를 태웠다. 손님은 나 혼자라 실내에서 담배피는게 다소 어색했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폈다. 조금 이따가 사장님이 작은 와인잔에 커피를 바테이블에서 전달해주셨다. 많이 어두운 커피색으로, 한 모금 마셨는데 이게 또 그렇게 은은하게 달고 맛이 좋았다. 아이스아메리카노 벌컥벌컥 마시는 사람인데 이건 커피가 줄어드는게 아까울 정도로 조금씩 음미하면서 마셨다.
기대한 것 보다 글쎄, 금각사
밥도 맛있게 먹고 담배도 피고 커피도 달게 마셨겠다, 바로 금각사로 향했다. 금각사는 사찰의 2, 3층을 금박으로 붙여놔서 매우 화려한 느낌이다.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금각사와 앞에 있는 연못에 비춰지는 모습이 멋스러웠다. 둘레길을 걸으며 금각사의 모습을 조금 가깝게 볼 수 있었는데, 금박을 하나하나 붙여서 관리하는 듯한 모습으로, 꼼꼼하게도 잘 붙였다. 주변에 산 언덕, 나무들로만 시야에 보여서 다른 건물들이 방해하지 않다보니 온전하게 이 장소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금각사는 금각사만 보기 위해 오는 장소로, 인스타그램이나 구글 사진과 같이 덩그러니 황금색 사찰만 볼거리였다. 한 번 둘러보는데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지만 기대한 것보단 많이 좋진 않았던 것 같다.
거대한 지붕, 덴류지
금각사에서 빠져나와 교토의 가장 오른쪽에 있는 텐류지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금각사에서 남쪽으로 걸어내려오다보면 ‘기타노하쿠바이초’역이 나온다. 여기서 기차를 타고 ‘아라시야마’역 까지 이동했다. 금각사에서 텐류지로 이동하는 방법이 기차가 가장 좋았다. 버스도 한번쯤은 갈아탔어야했고, 택시는 아예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지상철이라 이동할 때 주변을 구경하기에도 좋았다.
역에서 나와 천룡사 직사문을 통과해 쭉 걸어 올라가면 텐류지가 나온다. 불교사원으로 알려져 있는 이곳으로 향할 때, 해가 구름 사이에서 뜨고 있어서 더욱 더웠다. 생각보다 큼직한 사찰건물을 돌아서 관광객들 사이를 걷다보면 잘 가꾸어진 연못과 텐류지 본 당이 함께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연못에는 많은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본 당 건물은 넓직한 처마에서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연못을 바라보며 쉬고 있었다. 기와로 만들어진 넓고 높은 지붕이 인상적이었다. 건물안은 구경하지 않고 연못을 둘러 쭉 걸어서 대나무숲인 아라시야마 치쿠린으로 향했다.
대나무숲, 아라시야마 치쿠린
텐류지에서 자연스럽게 관광객들과 함께 걸어 올라가면 아라시야마 치쿠린이 있다. 입구 초입에는 대나무가 드문다문 있어서 이곳이 뭐가 그리 이쁜지, 사진만 이쁘게 나오는 장소구나 했다. 그러나 계속 걸어 들어가다보면 끝없는 대나무숲이 신기할 정도로 반경 100m 정도는 다 대나무 인 듯하다. 어깨 양옆 높이로 주변을 돌아보면 크게 감흥이 없다. 시선을 조금 하늘 방향으로 바라보면서 걷다보면 신비로운 느낌이 더하다. 대충 200m 정도 걷다보면 ‘아라시야마 공원’ 쪽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잔잔한 계곡, 아라시야마 공원
아라시야마 치쿠린에서 빠져나와 보면 탁 트인 공원이 나온다. 이곳은 비교적 넓어 중간에 밴치에서 쉴수도 있다. 나는 쭉 걸어서 카츄라 강을 따라 걸어 올라가고 싶어 직선으로 쭉 남쪽으로 걸어갔다. 걷다보면 무슨 원숭이를 키우는 카페(?) 같은 표지판이 나오고, 그 아래로 돌길을 따라 강쪽으로 걸어 내려갈 수 있다. 강은 약간 강원도의 넓은 계곡이랑 비슷한 녹색의 느낌이고 깊이는 그리 깊지 않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한국의 여름 계곡 느낌이다.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유명한 관광지 ‘도게츠교’ 가 나온다. 길 옆에는 작은 카페나 식당이 있는데 사람의 왕래가 적은 길이라서 그런지 닫혀있다.
아라시야마 공원으로 들어서기 전, 치쿠린에선 도롯토카메오카, 교토의 왼쪽 소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작은 전통기차를 타고 왕복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 있다고 한다. 기억으론 왕복 2시간인데 이게 협곡 사이를 기차로 이동하는거라 구경하는 맛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넉넉하거나, 조금 쉬고 싶고 소도시에서 식사를 하며 다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응커피, 응?
카츄라 강을 따라 쭉 걸어가다보면 사람들이 북적이는 상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 곳에는 그 유명한 퍼센트, 응커피 카페가 있었다. 인스타나 SNS를 통해 유명해서일까, 많은 여성들, 대부분 한국인으로 보이지만, 그들이 커피 한잔을 위해 줄 서 있었다. 나는 대충 10분 정도 기다려서 주문하고 5분 정도 기다려서 커피를 받을 수 있었다. 카페는 비교적 작았고, 2층으로 되어 있는 듯했지만 1층에서 얌전하게 내부를 구경하면서 기다렸다. 나온 커피, 아메리카노는 그냥 늘 먹던 커피맛이다. 특별하지도, 그렇다고 맛이 없지도 않았다. 단지, 이 더운 날씨에, 뙤약볕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 들고 다니면서 먹는 내가 멍청하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둘러보기 좋은, 도게츠교
커피를 들고 나오면 바로 눈 앞에는 도게츠교가 보인다. 그 길을 따라서 많은 상가들이 관광객들을 유도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 선물, 기념품등 가게가 많다. 다만 나는 더운 날씨에 더 걷기가 힘들어 쉬고 싶었다. 그래서 한적한 가게앞 그늘에 앉아 인상 더위로 찌뿌리며 걸어다니는 다른 사람들과 그늘에 앉아서 수다떠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쉬었다. 이 곳에선 다음 목적지, ‘디앤디파트먼트 교토’로 향하는 버스가 다니고 있다. 도착하기에 조금 시간이 남아서 정류장 뒤쪽에 있는 관광버스 주차장 내 흡연장소로가 담배 한대 태우고 버스 시간에 맞춰 이동했다.
디앤디파트먼트 교토, 뭔디
구글로 경로를 검색해서 확인한 버스를 타고 대충 30분 정도 이동했다. 버스에 편히 앉아 도심을 구경하는 맛도 나쁘지 않다. 처음 10분 정도는 흥미롭게 지상철, 낮은 높이의 가게들, 일본의 그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며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버스는 그저 버스다. 기억 상으론 시조역 근처에서 내려 조금 걸어 들어가면 디앤디파트먼트 교토가 나온다. ‘붓코지’라는 다소 규모 있는 검은 사찰을 바라보며 있는 이 가게는 도착하자마자 실망했다. 어떤 블로그인지, 어떤 영상인지 몰라도 선물이나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이 곳을 방문하라고 했던 걸 보고 즐겨찾기를 해놨는데, 아무 생각없이 더 찾아보지 않고 방문한 내가 머저리였다. 가게는 대충 30평 정도 됬고, 그 안에는 수공예로 만든 작은 기념품, 손수건 등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있었다. 가격대는 조금 있었다. 다만, 뭔가 뭔가다. 교토에서 이 만한 가게를 찾기 어려워서 이곳을 추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는 이 오래된 사찰 외 볼 거리는 없고, 한적하다.
적당히 둘러보고 15분 정도 걸어서 ‘니시키 시장’으로 향했다.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서 교토의 조금 오래된 시내를 구경할 수 있었다. 매설되지 않은 수많은 전신추와 전깃줄이 늘어져 있었고, 도로는 좁았다. 그러다 조금 넓은 도로를 건너 골목으로 조금 들어서면 교토의 전통 시장인 니시키 시장이 나온다.
구경하기 좋은 니시키 시장
일본의 시장은 대부분 긴 복도와 밝은 색상의 아크릴 천장으로 직선으로 이어져 있는 모습이다. 도착했을 당시, 시각은 오후 4시, 시장은 오후 5시 정도에 끝난다고 했다. 그래서 거리를 시장 거리를 따라 수산물, 기념품, 건어물 등 다양한 상품을 파는 가게를 구경했다. 중간에 사케를 100엔에 한잔 마실 수 있는 곳이 있어 그 곳에서 2잔을 스탠드 테이블에서 서서 마셨다. 테이블 안쪽에는 안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해산물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가게도 있었다. 다만 가격대는 상대적으로 조금 있어 보였다. 시원한 사케는 달짝지근한게 확실히 비싼 느낌은 아니고 약간 물을 탄 청하 느낌이었다. 시장을 따라 쭉 걸어가다보면 시장이 아닌 상가 거리가 나온다. 이 곳에서 적당한 타코야끼 가게에 들어가 하이볼 한잔과 기본 타코야끼를 먹었는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간단하게 먹고 나오니 한국에는 없는 웬디스 햄버거 체인점이 있었다. 금방 타코야끼를 먹었지만 웬디스는 또 언제 먹어보겠냐 싶어 가게로 들어가 생맥주와 웬디스 기본 햄버거를 주문해 먹었다. 맥주는 언제나 옳았지만 햄버거는 와우 포인트 없이 평범했다. 내 입맛에는 와퍼가 최고인 것 같다.
덩그러니, 니시키 텐만구
니시키 시장을 따라 주변을 거닐다보면 쌩뚱맞게 구경할 수 있는 신사다. 시장이랑 매우 가까워서 이 신사를 찾아가서 본다는 느낌보단 걷다보니 이게 뭐지? 하면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규모는 작지만 무료로 들어가서 간단하게 구경할 수 있는 그늘 같은 곳이다.
다시, 본토쵸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종일 걷다보니 체력이 다했다. 내일은 ‘나라’로 이동해 사슴이랑 큰 사찰을 구경하고서 ‘오사카’로 이동해야 했다. 때는 오후 5시가 조금 넘어갔다. 니시키 시장을 빠져나와 숙소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본토쵸로 걸어갔다. 어제 밤에 봤던 유흥 거리와는 다르게, 멀리 보이는 산들과 푸른 하늘, 그리고 작은 천이 교토의 분위기를 조금 더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맞은 편 마사지 가게를 보면서 마사지나 받고 들어갈까 하다가, 버스가 도착해 그대로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그렇게 숙소 맞은편 가게에서 적당한 간식거리와 식사를 사고 들어와서 조금 쉬다가 먹고 대충 오후 9시쯤 잠에 들었다.
교토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니조성이나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가게를 찾아 들러보지 못한게 조금 아쉽다. 생각보다 많은 먹거리들이 있는 가게들이 내가 지나쳤던 거리에 있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