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타고 콜로세움으로
전날 푹 자고 일어나 아침 8시에 방을 나섰다. 호텔 조식은 크루아상, 치즈, 햄, 오렌지 주스 정도였는데, 크루아상은 기대했던 맛과는 달리 흔한 대량 생산 빵 같았다.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콜로세움으로 향하기 위해 테르미니역으로 갔다. 지하철을 타고 콜로세오 역에 내려 조금 올라가자 웅장한 콜로세움 외벽이 눈앞에 나타났다.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 내부를 보려면 티켓이 필요했지만, 나는 사전 예매를 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려 했다. 그러나 이미 50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긴 줄이 늘어서 있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외벽만 둘러보는 걸로 만족했는데, 그 규모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했다. 영상으로 볼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한참 감탄하며 바라보다가 포로 로마노가 보이는 길로 향했다.
잠시 어떤 입구 줄에 서 있었는데, 티켓 소지자 전용이라는 걸 알게 된 후 15분 만에 빠져나왔다.
포로 로마노
걷는 길은 마라톤 행사로 통제가 되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뛰고 있었고, 행사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 겨우 도로를 건널 수 있었다. 왼편으로 보이는 포로 로마노는 고대 건축물들이 그대로 펼쳐져 있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웅장한 석당, 고대 하수도관과 감옥, 그리고 시저의 동상까지… 양옆으로 줄지어 서 있는 건축물들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을 주었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조국의 제단’ 건물이 보였다. 그리스 건축 양식을 닮은 웅장한 건물이었다.
Chiesa del Gesù
근처에서 마주친 성당 내부는 첫눈에 압도적이었다. 높이 뻗은 천장과 화려한 기둥, 그리고 천장 가득 채운 그림들. 대부분이 예수 그리스도의 축복을 그린 듯 보였다. 짧은 감상을 마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맞은 편 가게에서 젤라또를 먹으며 쉬었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맛본 젤라또는 달콤하고 진했다.
판테온 입장 예약
판테온은 원래 12신을 모시는 신전이었지만 지금은 기독교 행사와 역사적 인물들의 무덤으로 쓰인다. 기둥 없는 거대한 천장을 세웠다는 점에서 건축 기술의 위대함이 느껴졌다. 입구 위에는 원래 청동 장식이 있었지만, 바티칸 건축을 위해 떼어내 녹여 사용했다고 한다. 입장은 전자 매표기를 통해 인원과 시간을 지정해야 했는데, 나 역시 줄을 서서 티켓을 구매했다. 이후 근처에서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를 맛보고 근처 소세지 가게를 둘러봤다.
나보나 광장에서 점심
판테온에서 멀지 않은 나보나 광장은 과거 로마인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범람으로 진흙에 묻혔지만 복원된 후 지금은 레스토랑과 디저트 가게로 활기가 넘쳤다. 거리 공연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Vacanze Romane 레스토랑에 들러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를 맛봤다. 계란 노른자, 돼지고기, 치즈, 후추만으로 만든 단순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나보나 광장 중심에 있는 분수도 구경하고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아저씨, 높은 천장화로 유명한 아고녜 성당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나가는 길, 마르셀루스 극장
길을 걷다보면 온통 옛 고대 유적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토레 아르젠티나 광장을 지났는데 아무렇지 않게 있는 모습이 그냥 별것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기원전의 건축물 또는 유적이다. 그렇게 걷다가 자연스레 마르셀루스 극장에 들어섰다. 옛 기둥, 그 옆엔 복원한 기둥, 그 위엔 건물이 올라와 있는데 지반이 견디는게 신기하다. 옆에는 높은 기둥도 있는데, 못해도 5층 빌라정도 되는 높이다. 저 높이의 건축물을 만들고 지붕까지 덮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켈란젤로의 캄피톨리오 언덕
판테온 입장 시간이 남아 나보나 광장에서 길을 따라 캄피톨리오 언덕으로 향했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광장으로, 언덕 계단은 완만해 말도 올라올 수 있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옆의 가파른 성당 계단과 비교하니 차이가 확실했다. 언덕 위 전망대에서는 포로 로마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판테온 입장
다시 판테온으로 돌아와 입장하니, 웅장한 천장과 가운데 뚫린 원형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직경 9미터의 구멍에서 마침 비가 내려 구멍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었다. 배수관 덕분에 내부가 젖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내부 벽면에는 소매치기 주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관광지답게 현실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왜왔지, 아쿠아 알렉산드리나 수도교
콜로세오 역에서 아크로 디 트라베티노 역까지 이동한 뒤 수도교를 보러 걸어갔다. 이 수도교는 서기 22년에 건설된 22km가 넘는다. 대중교통을 타지 않은 게 실수였다. 20분 넘게 위험한 도로를 따라 걸어야 했고, 도착한 수도교는 기대보다 초라했다. 오래된 다리처럼 보였고 주변도 한적한 주택가였다. 날이 어두워지던 터라 사진만 빠르게 찍고 서둘러 돌아왔다.
두 번째 밤 저녁은 간소하게
다시 테르미니 역으로 돌아와 역 앞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다. 다음 날 바티칸 미술관 투어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