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라, 13시간의 비행
빠르게 출국 수속을 마치고 담배피면서 대기하다가 11시 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장장 13시간 30분의 소요시간, 이런 장거리 비행은 이전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다녀올 때와 비슷하다. 키 188cm에 몸무게 92kg. 이코노미석은 비좁았지만 그래도 대단히 불편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비행시간 동안 유튜브에 오프라인으로 저장한 다양한 이탈리아 관광지 관련 영상을 시청했다. 대부분 로마의 주요 관광지, 피렌체 박물관, 그리고 나폴리의 관광지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왔던 유명 관광지이기도 했고, 나 또한 여행 한달 전부터 찾아봤던 정보들이었기에 복습하는 기분으로 시청했다. 또 기본적인 이탈리아 회화를 보면서 의사표현에 무리가 없도록 공부했다. 숫자 1부터 5까지, 인사, 레스토랑에서의 기초회화(테이블, 의자, 접시 등) 등 열심히 정리하면서 외웠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내가 말한 이탈리아어는 그라치에(감사합니다), 스쿠지(실례합니다) 뿐이었다.
위탁수하물 23kg, 새로 산 브라이톤(BRIGHTON) 캐리어와 리오카이류(RIOKAIRYU), 그리고 캉골 슬링백으로 든든하게 짐을 챙겼다. 난 이때 그 무거운 노트북과 아이패드 프로를 챙긴걸 후회한다.
공항 도착, 숙소로 어서가자
공항에 도착하니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 1시인 셈이었지만, 졸리거나 피곤한 느낌은 없고 설레임과 살짝의 두려움이 몰려왔다. 공항에서 수화물을 찾고 로마 중심지, ‘테르미니역’으로 가기 위해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테르미니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숙소, ‘호텔 마리엘렌’에 오후 7시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일까, 로비에는 아무도 없었고 낯선 이탈리아 건축물에서 멀뚱히 서 있었다.
호텔은 독립적인 호텔 건물이 아닌 이탈리아의 오피스텔 건물 같은 느낌으로 되어 있었고, 로비는 멀티플랙스 한층을 통으로 쓰는 찜질방의 입구 같은 느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비 오른쪽에 문으로 연결되어 있는 카페에서 여사장님이 이탈리아로 반겨주셨고, 내가 관광객인걸 한눈에 보고는 영어로 응대해주셨다.
체크인 하면서 주변에 맛있는 식당을 여쭤보니 건물 왼쪽에 있는 피자집이 맛있다며 추천해주셨다. 근데 그 피자집은 내가 로마에 있는 동안 영업하지 않았다. 그리고 관광지도를 건내주시면서 주변 관광지역, 그리고 지금 시간대에 가면 야경이 좋은 장소를 집어주셨다. ‘피제리아 델라 리퍼블리카’, ‘피제리아 베르니니’, ‘스페인 계단’, 그리고 ‘트레비 분수’였다. 난 사장님이 추천 해주신대로 움직이기로 하고 방으로 이동했다.
방으로 가는 길에는 아주 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정말 아주 작은 엘리베이터는 사람 2명이 최대로, 나, 사장님, 그리고 캐리어를 가지고 타니 가득찼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중간복도에 있는 문을 열고, 그 다음 내 방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 방은 생각보다 작지 않았지만 복도와 가깝고, 중문이 없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어 밤에 잠 귀가 밝으면 잠들긴 어렵겠다 싶었다. 사장님께 감사하다고 인사 드리고 서둘러 가방과 캐리어를 풀고 핸드폰과 카드를 슬링백에 챙기고 바로 거리로 나섰다.
로마의 야경, 그 전에 첫 식사
거리에 나온 뒤 나는 바로 식당을 찾았다. 그러나 7시쯤 거리에 열려 있는 식당은 많지 않았다. 호텔 맞은 편에 있는 작은 가게로 들어가 나는 피자 한조각과 맥주를 주문했다. 이탈리아어로 적혀있는 피자 중 하나는 토마토 소스가 발려져 있는 것 같아 적당한 느낌의 피자겠거니 싶어 주문한 했는데 한입 먹고 나서야 엔쵸비가 들어간 피자란 걸 알게됬다. 짜고 살짝 비린 맛이 있는 피자와 맥주. 한국 시각으로 새벽 4시, 나는 당충전과 염분으로 약간 각성된 상태로 식당에서 나와 야경을 즐기기 시작했다.
피제리아 델라 리퍼블리카
사장님이 말씀하신 장소, ‘피제리아 델라 리퍼블리카’, ‘피제리아 베르니니’, ‘스페인 광장’, 그리고 ‘트레비 분수’를 경로로 정하고 거리를 걸었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피제리아 델라 리퍼블리카’는 널찍한 서울시청 앞 느낌의 광장으로, 둥글게 건물이 둘러쌓여 있다.
피제리아 베르니니
광장을 둘러보고 피제리아 베르니니로 향하는 길에 어떤 외국인이 말을 걸어왔다. 평범하게 주의를 사진 찍고 있었는데 뒤에서 야경이 멋지지 않냐며 말을 걸고 있었다. 설마 나한테 말을 거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무시하고 걸어갔지만 나한테 말을 거는 것이었다. 자기는 독일에서 왔는데 내일 나폴리로 떠난다면서 나보고 한국인이냐고 물어봤다. 여행 첫날 겁이 많은 상태에서 외국인이 말을 걸어왔기 때문에 나는 가능하면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는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었고 나는 적당히 대답만 하면서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있다가 맥주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 라고 했지만 나는 아니 나는 다른 관광지로 갈 거라고 말하고 헤어졌다. 그 순간은 매우 겁이 났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맥주 먹는 자리를 함께 하지 않은 것이 조금은 아쉽다. 피체리아 베르니니에는 베르니니 호텔과 큰 분수가 있었다. 이 장소의 역사적인 정보나 내용을 잘 몰라서 그냥 사진만 찍고 지나갔다. 다만 주변에 조명이 밝게 빛나고 있어서 풍경은 매우 좋았다. 이후 난 계속해서 걸어가 스페인 광장에 도달했다.
스페인 광장
이곳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스페인 광장 뒤쪽에는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이 있었고 앞에는 그 유명한 바르카치아 분수대가 있었다. 예전 미션임파서블 인가, 어떤 영화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스페인 광장에는 스페인 계단이라고 하는 유명한 장소가 있는데,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계단에 앉아서 앞쪽 거리를 바라 보고 쉬고 있었다. 스페인 광장의 계단에 올라가 앞에 분수대 방향을 바라보니 낮은 친구의 건물들이ㅁ 균일하게 퍼져 있었고 도로도 길쭉하니 한눈에 보기 좋았다 앞쪽에 보이는 거리는 명품 매장이 모여있는 쇼핑 거리라고 하는데 늦은 시간이어서 문이 열린 가게는 없었다. 나는 그 거리를 따라 계속 트레비 분수를 향해 걸어갔다. 거리에는 10월 31일 할로윈 데이라서 그런지 어린 아이들이 악마 할로윈 코스튬을 하고 걸어 다니고 있었다. 해외에서 맞이하는 할로윈데이는 매우 새로웠다. 나는 걸으며 주변 이탈리아 거리를 천천히 감상했다.
트레비 분수
계속 걷다 보니 트레비 분수 광장이 나타났다. 늦은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분수 앞에 빼곡히 앉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사진을 찍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분수 앞쪽으로 달라붙어 있었다.
트레비분수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폭이 50미터는 되보이는 건물 앞에 큼지막한 조각상과 분수가 있었다. 분수의 배경이 되는 건물의 창문을 자세히 보니 그림으로 그냥 그려져 있는 게 있었다. 나는 분수 앞 쪽에 나는 분수가 보이는 적당한 벤치에 앉아 분수를 조용히 감상하고 있었다.
그때 어떤 50대 정도 돼 보이는 이탈리아 아저씨가 나에게 여기 너무 이쁘지 라면서 말을 걸어왔다. 갑작스럽게 말을 건 이 아저씨가 반갑기도 하면서 무섭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아저씨는 정말 단순하게 앞에 분수가 이뻐서 함께 감탄하고 공감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작은 대화를 나누고 10분 정도 더 분수를 감상하다가 피곤함에 몰려와 숙소로 돌아갔다. 그렇게 여행 첫날밤은 오후 9시쯤 마무리 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