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로 넘어가는 날은 차분히
보홀에서 세부로 돌아가는 날이다. 어제 오토바이 타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해서 숙소에서 푹 쉬다가 점심을 먹고 체크아웃해서 나왔다. 이번 숙소는 나름 저렴하고 위치나 시설도 괜찮아 만족스럽다. 알로나 비치 위쪽 큰 도로에서 세인트 요셉 성당으로 가는 툭툭이를 잡아 이동했다.
항구에서 가까운 이 성당은 외부는 흰색으로 단아한 느낌이지만 내부는 보홀에서 제일 화려하고 큰 성당 같았다. 2013년 지진 이후 재건축된 성당이라고 하는데 배 시간이 남아있다면 한번 방문하기 좋다.
성당을 다 둘러보고 나면 바로 근처에 있는 BQ몰로 이동했다. 용산 테크노파크랑 비슷한 느낌의 상가가 건물 안에 많이 있고 지하에는 마트가 있었다. 배를 기다리며 맛볼 두리안 하나를 사서 항구 근처까지 20분 정도 걸어갔다. 두 다리로 시내를 걸어본 건 처음인데, 도보길은 좁고 길에는 작게 노상꾼들이 여러 물건을 팔고 있었다. 소매치기나 말거는 사람은 없었고 위험하진 않았다.
항구 근처에 도착해서 두리안을 처음으로 맛봤다. 식감은 바나나와 생크림을 9대 1로 간 느낌이고 맛은 적당히 달았다. 악명 높은 두리안의 냄새는 은근하게 났지만 입에 넣으면 그 향이 방해되지 않아서 먹을만하다.
세부시티에서 푹쉬기
선착장 대기실에서 한시간 정도 대기하고서 보홀 갈 때와 동일한 오션젯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세부 피어1으로 돌아왔다. 항구 입구에는 많은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고, 기사님들이 나와 관광객을 대상으로 비싼 값을 부르며 흥정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생각 없다는 듯 바로 근처 편의점으로 가 음료수 한잔 사고 그 앞에 앉아 있었다. 그러면 손님을 놓친 기사들이 내 캐리어를 보고 와서 어디로 가냐고 먼저 다가와 흥정한다. 대략적인 가격대를 구글로 미리 확인한 터라, 그 가격대보다 조금 올려서 흥정했을 때 받아주지 않으면 그대로 돌려보냈다. 그 중, 내가 흥정하는 걸 옆에서 지켜본 다른 아저씨가 '내가 태워줄게' 라고 한다. 그럼 그걸 타고 이동하면 된다.
숙소는 퀘스트 호텔로 15년도에 묵었던 곳이다. 아얄라몰 앞에 있고 시설도 괜찮아서 또 다시 숙소로 골랐다. 땀을 많이 흘린 상태라 샤워 한번 하고 아얄라몰로 갔다.
이 날, 어떤 가수가 방문했는지 메인 홀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대를 쳐다보고 있었다. 가수로 보이는 사람이 앞 관객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었는데 나름 필리핀에서 인기 있는 사람인가 보다(Unique Salonga). 한바퀴 쭉 둘러보고 적당한 이탈리아 가게(Shakey's Pizza Parlor 3rdfloor)로 들어가 파스타 하나로 저녁을 해결했다.
마무리는 마사지
필리핀에 놀러왔다면 하루에 한번은 마사지를 받아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시원하다. 숙소 근처 마사지 가게가 많았었는데 그 중 가까운 마사지 가게로 향했다. 뭔가 형광불빛의 마사지 가게였는데 퇴폐 뭐 그런곳이 아닌 전문 마사지를 하는 가게다. 안내를 받고 한시간 반 정도 마사지를 받았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3만원 내고 잘 받고 나왔다.
그런데,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돌아가는 여우비같이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도로를 건너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떤 빨간 원피스를 입은 필리핀 여성이 다가와서 스페셜 마사지를 받겠냐고 말을 걸어온다. 몸은 나른하지, 날씨는 우중충하니 비 내리지, 빨간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매매 비슷한 걸 먼저 제안하는 그 현장이 다른건 모르겠고 무섭다고 느껴졌다. 괜찮다고 손사례치고 차가 안오길 기다리며 앞만 보고 있는데 어디로 가냐, 숙소가 어디냐, 나 지금 춥다며 계속 말을 걸어온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부지런히 걸으며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